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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림-동인소설-듣고 말하다.

2018년 6월소설 광인씀

허먼고틀립의 과거 경험과 심리에 대한 묘사를 주로 하고있습니다.
1편의 핏폴작전의 개략 완성의 순간을 날조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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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싶은것은 그런것이 아니었다.



만물에 작용하는 법칙을 읽어내리는 수는 끝없이 변화하고있었다.
정렬된것은 오로지 식.
완벽하지않은 그것을 개선하고, 재구축하여 도달한 사실에 대한 감상을
그 진실된 감상을 원했을 따름이었다.
그사이에 사람이 끼어들 여지는 없었기에 그는 사람들 틈에서 고립하였다.
스스로 선택한 고독으로 이루어진 일방적인 사랑에 끝없는 배움만이 그를 채울수있던 시절
인간적인 고통속에서 완전히 정련된 행복을 찾는것에 어느덧 익숙해지자.
평정과 불안은 동의어로써 그의 정신에 맞물려있는 아픔으로 굳은 부스럼이 되었고
한번의 거슬림으로 가져간 손길에 맑은 피를 쏟아내며 딱지를 얹고 또 얹어
나이테같은 층을 갈아치울 무렵이 되자 누구나 그렇듯 겪게되는 지식의 고착을 경험하였다.

덧없는 고착을 깬것은 범지구적으로 송두리째 삶을 뽑아낸 사건의 시작이라.
하지만 여기까지 도달한 여정속에 단한번도 예측하지 못한것은
과연 인생이라 부를만한 궤적이었으니, 그는 거대한 존재들사이에서 살아남아
묵묵히 자신에게 던져진 모든 난제들을 당연히 받아들여왔다.
원하는것도, 원하는 바도 없이 그저 눈앞의 답을 찾아내는 긴박함에 충실한 나날들.
아직도 PPDC 내부인사 모집차원에서 홍보자료제작을 위한 사진촬영이 있던날을 잊지 못한다.
아마도 자신이 살면서 이룬 것중 가장 자랑스러울,
아니. 쉬이 단정할수없는 젊디 젊은 자로써 만족할 단계는 아니었을터.
그 혼돈의 순간에 마주한 사람.
그때까지 있어 그에게 감내할수있는 관계란 없었다.
그저 자신을 가다듬고 나아가는데 집중할수만 있다면 주변을 둘러보아
다른 이들의 틈을 헤집어 나아갈 길을 알 수 있었고.
비록 길위에서 마주한 이들과 얼만큼 부딪힌다 할지라도
입은 상처를 동여매는 법을 터득한 뒤로는 그저 나아갈뿐이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모든것은 혼돈속에서 어그러지고 있었음을.

그와 합의된 몇번의 만남이 마침내 합일로 이루어지던 날들을 떠올려본다.
충동이란, 단순한 펄스의 작용으로 이루어지진 않았으니
그대의 손길과 호흡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요. 나는 당신에 대해 알고싶군요. 당신을 가르쳐줘요.

소년기의 호기심으로, 의심도 지식도 없는 그 막연한 감정에 깨우친것은
타인을 배우는것의 기쁨은 학습되는 것이 아니었음이요.
확신할수 없는 새로운 앎으로 수반된 질문속 질문을 찾아내는 모험의 시작점에 섰다는 것.
지금껏 눈길한번 준적 없는 그것의 새로움에 너무나도 즐거워 벅차오른 마음으로,
오로지 만물과 유일한 수의 관계였던 완전함을 비집고 들어온 그가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않는 온기를 가진 무엇이 그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정하고도 사그라듬없는 잔열로 일렁이는 그 온도가 낯설지 않았으니
이토록 오랜시간 재에 파묻혀 있었으나 여전히 이어져 있었구나.
열기는 지금껏 자신을 가둬두었던 고착의 중심이었다.

허먼고틀립은 마침내 몽당해진 분필을 긁힌 손톱으로 어그러쥐고 끓어오른 심장을 억눌렀다.
마지막줄에서 터져나갈뻔한 부정의 욕망을 끊어내야 했을때 떠올린것은 사람이었다.
공포를 배반하여 침착한 머리와 다르게 온 마음에 들어앉은 이들의 얼굴로,
그는 땀에 절어 백묵과 뒤섞인 손안에 품었다. 일단락. 이것으로 부디 종장이기를.
하지만 무엇에 관한? 방향은? 아니다, 판단을 섣불리 내리지 않기로한다.
지금까지 터득해온 시행착오의 완성을 앞에두고 필요한것은 용기 하나면 충분하리라.
그는 두려움에 불편한 가슴을 쓸어내려 품고있던것을 펼쳐 보았다.
지금껏 가지고있지 않다고 믿었던 것을.

그대, 가지고있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가지고있었는지 알고있었음에도 나는, 여태까지 그래왔듯 쓰지 않으며,
만인의 타당한 말과 마음을 앞세우더라도 그렇게 쓰지 않는다.
비록 그것으로 인해 세상 모든것들이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지언정
나의 모든 알아낸 시간들을 없던것으로 만들진 못하듯.
순전한 자신의 의지로 끊임없이 생각해왔으니,

유약함으로 두른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있으나 단 한번도 타인에게 겨누지 않았고
굳건한 확신을 겹친 방패로 헤쳐왔으나 단 한번도 그것을 방패로 여긴적이 없었네.

듣고싶은것은 충분히 들었다.

이제, 말해야한다.


광인입니다. http://madmanamadu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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